새봄을 꿈꾸는 제주여행... (2/7)

우리가 찾은 해변은 곽지 입니다.
이젠 바다다운 바다입니다. 그동안 그려왔던 제주 바다입니다.
제주 바다다운 그런 맑음, 그런 푸르름, 그런 바람과 그런 파도입니다. 제주 바다다운 그런 맑음과 그런 푸르름은 다른 바다의 풍경과 사뭇 다릅니다, 제주의 바다는 보는곳마다 바다 색이 다릅니다. 바람과 파도도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모습의 공통분모는 맑음과 푸르름입니다.제주 바다다운 맑음과 푸르름에 빠져 있다보면 모든 고민이 사라져 버리는 것 같은 후련함을 느끼게 됩니다.

제주 바다다운 그런 바람은 2월 이어서 아직은 봄이 멀리 있는 차가운 바람이지만 그 차가움이 육지에서 맞는 북풍처럼 내 몸을 헤집어 놓는 것은 아닌 바람 입니다. 제주 바다다운 그런 파도는 내 삶의 나날처럼 늘 출렁거리며 어떤 이야기를 나에게 전하는 그런 파도입니다. 우리는 제주 바다다운 곽지에서 한동안 바다를 바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다른 여행객은 없고 우리가족만이 찾은 그 바다에서 아내도 한동안 바다를 바라봅니다. 현석이와 다솜이는 차안에서 바다를 보겠다며 내리지 않았습니다. 과자를 먹는 것이 더 즐거운가 봅니다.

곽지 해변에서 우리는 비양도가 바라보이는 협재 해변까지 이동하였습니다. 협재 해변의 바다는 곽지의 바다와는 또 달랐습니다. 모래의 색도 다르고 바다의 색도 다릅니다. 너무 맑은 바다물 이라 다솜이는 발을 담그고 싶어 졌는지 자꾸만 바다 가까이로 다가섭니다. 날이 너무 추워 그럴 수 없는게 아쉬울 뿐이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던 아이들은 이번엔 흰색에 가까운 모래가 유혹했습니다. 그 하얀 모래밭에 쪼그리고 앉아 무엇인가 열심히 그려댑니다. 해변 한쪽에서는 무슨 영화를 찍는지 준비가 바빴습니다. 제주는 아름다운 경치 때문에 영화와 cf 촬영이 잦은 곳입니다. 용머리해변, 우도나 섭지코지, 신라 호텔 앞쪽의 쉬리 언덕까지 아주 많은 영화에 그 배경으로 쓰이고 있지요.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절부암입니다.
제주도의 서쪽인 한경면 용수리 조그만 어항의 동백 숲속인 절부암은 조선시대 고기잡이 나갔다가 조난 당한 남편을 기다리다 마침내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곳이지요. 그 후 그곳을 다스리던 현감이 절부암이라 이름짓고 열녀제를 지낸 곳입니다. 여인의 정절을 강조한 조선시대 유교의 표본으로 삼았을 그 자리가 조금은 씁씁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찾았을 때 작은 숲에 둘러 쌓여 있는 절부암은 차귀도를 바라보며 편안한 모습으로 사철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돈나무 등 많은 난대식물이 자라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