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변했다고, 인구가 늘었다고 섬의 모습까지 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직 추운 날이어서 섬 전체를 덮고 있는 잔디들이
누런색으로 있었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천천히 섬 한 밭퀴를 돌아보았습니다. 바람이 불어 날이 좀 차게 느껴 졌습니다. 바람만 피한다면 참 따뜻한 날씨 였기에 바다가
바라보이는 쪽의 바위 옆으로 자리를 잡고 잠시 쉬며 준비해한 과자를 먹고 가시 섬을 돌아 보았습니다.
마라도에는 교회도 하나, 절도 한곳이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길쪽에 절이있어 잠시 들렀습니다.
현석이와 다솜이가 해수관음상 앞에서 예를 갖춰 삼배를 하였습니다. 다음으로 간곳은 마라도가 국토의
최남단임을 표시하는 비가 세워진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기념 사진을 한 장찍고 장군바위 아래쪽의
해안으로 내려갔습니다. 장군바위는 하늘에사는 하르방이 땅에 사는 할망을 만나러 내려온 장소 였다는
전설이 있는 곳인데 그 아래쪽 절벽의 모습이 인상적인곳이거든요.
섬을 돌다보니 벌써 약속된 시간이 다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나가기로 한 배가 14시 30분에 출항하고, 그것이 마지막 배편 이었기 때문에 놓치면 안되서 서둘러 그 시간에 맞췄습니다. 여행 첫날 숙박지를 미리 예약하지 않았기 때문에 맘에 든다면 마라도에서 하룻밤 묵을 생각도 있었지만 제가 예전에 보았던, 그래서 가슴에 새겨두었던, 정말 그리웠던 그런 마라도가 아니었습니다. 다시 송악산으로 나와 중문까지는 택시를 이용하여 이동 하였습니다. 시내버스가 있었지만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울거 같았기 때문 이기도 했습니다.
중문에서는 동양 최대의 식물원인 여미지와 돌고래 묘기를 볼수 있는 퍼시픽랜드, 그리고 요즘 뜨고있는 새로운 여행지 쉬리의 언덕을 갈 생각이엇는데, 우선 여미지를 보기로 하였습니다. 여미지는 사실 입장료가 좀 비싼 편이지만(어른 5,000원, 어린이 2,000원) 다양한 식물들을 볼수 잇어 아이들에게는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특히, 현석이와 다솜이는 바나나나무도 보고, 키큰 선인장도 보며 신기해 하고, 즐거워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볼수 없는 열대 원산의 커다랗고 재미난 식물들을 볼수도 있었고요.
넓은 여미지를 일정에 얽메이지 않고 천천히 돌아보니 전보다 더 많은 것을 볼수 있었습니다.
여미지에서 오래 머물러 이미 여행 첫날의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새벽부터 서둘렀던
일정이었고, 섬까지 들어갔다 온터라 집사람과 아이들이 지쳐가고 있어 첫날의 일정은 그만
접고 숙소를 정하엿습니다, 숙소는 중문 입구에 민박으로 정했습니다. 둘째날과 셋째날에는
렌트카를 이용하기로 하였고 그 차를 중문에서 받기로 하였기 때문에 그곳에서 숙박을
정한거죠. 저녁식사는 제주의 향토음식인 해물뚝배기와 옥돔구이로 하였습니다.
여행 둘째날 - 중문 퍼시픽랜드, 지삿개, 해안도로 드라이브
렌트카를 민박하는 우리 숙소에서 받았습니다. 차를 우리 숙소까지 가져온 것은 아니지만 숙소를 알려주자 그곳에서 차를 보내와 랜트카가 있는곳까지 저를 태워 갔습니다. 우리의 여행 편의도 많이 발전 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대목입니다. 그러나, 둘째날은 여행하기 좋은 날은 아니었습니다. 바람이 너무 차서 돌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 엿으니까요. 특히, 그동안 몸상태가 않좋았던 현석이가 이날은 열도 높아졌습니다. 안타까웠지만 여행을 멈 출 수는 없었습니다. 계획된 일정을 어느정도는 소화해야 하니까요.
오전에 중문의 몇군데를 다닐 생각이었지만 바람이 차거워 실내인 퍼시픽랜드로 먼저 갔습니다.
그곳에서 돌고래 묘기를 구경했습니다. 다음으로 간곳은 지삿개 였습니다. 지삿개는 중문
바닷가에 깍아지른 절벽입니다. 그 절벽은 다른곳에서는 볼수 없는 육면체 돌기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누가 일부러 그런 틀에 넣어 만들어 놓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뜯어보면 이 아름다운 풍경은 파도가 6만년의 세월동안 만들어 놓은 작품이었습니다. 지삿개
해변은 바람을 막아주어 포근하였지만 그곳을 다녀오는 길에는 바람이 너무 심해 몸이 날릴
정도 였습니다. 사실 이날은 폭풍주의보가 발령되어 선편도 모두 끊긴 상태 였습니다.
서귀포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해안도로를 따라 성산쪽으로 이동 하였습니다. 길을 가다가 해안도로라는 이정표가 보이면 무조건 그쪽으로 진입하였습니다. 아직은 본격적인 여행철이 아니어서인지 해안도로쪽은 아주 한가 했습니다. 바깥 바람은 너무 차거운데 차안은 또 너무 따듯하였습니다. 우리는 바다가 아주 잘 보이는 도로변에 차를 세워 놓고 한참동안 바다를 구경하였습니다. 하염없이 밀려드는 파도와 한가로이 떠도는 갈매기, 이런 모습을 보면서는 우리 가족도 바쁠것이 없었습니다. 평상시에도 이런 느긋함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나자 웃음이 나왔습니다. 여행만 끝나며느 다시 바쁜체하며 살걸 뻔히 알기에....
다시 차를 몰아 섭지코지에 들렀습니다. 섭지코지는 성산일출봉으로 가기전 바다쪽으로 쭉 뻗어나간 곳이었는데 그곳의 지명은 지키는곳이라는 제주의 방언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지명에서 볼수 있듯이 군사적 요충지여서 그곳에는 연기를 피우는 연대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방에는 봉화대로 쓰였던곳이고요. 그곳에서는 현석이와 다솜이가 둘다 잠에 푹빠져 있었고 바람도 워낙 거세서 저 혼자만 나가 연대가 설치된 곳을 둘러 보았습니다.
연대 주변의 모습이 꼭 마라도와 같이 잔다로 둘러 쌓여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나와 성산 일출봉을 지났습니다. 날이 좋다면 일출봉에 오르겠지만 너무 추워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현석이도 몸상태가 더욱 안좋아져 오후들어서는 차에서 계속 잠만 자고 있었습니다. 해안도로를 따라 제주로 이동하여 예약된
호텔로 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