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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   제

1990년 10월 21일 - 10월 25(4일밤 5일낮)

어디로

대전 - 경주 - 포항 - 울릉도 - 묵호 - 경포

누구와

초록별 가족(구동관, 이정선), 류영우, 박갑순

 

후배가 특별히 촬영해준 흑백사진

경주 불국사(신혼부부 같지요..)

 

신혼여행을 떠나면서...

1990년 10월 21일은 우리7년 연애를 마감하는 날이었습니다. CC였던(camous couple) 우리 둘은 매일 같이 만나면서 그때마다 쓰는 커피값이 아까워지자 마침내 결혼이라는걸 해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날을 잡았던거고요. 음. 연애 예기는 길어질수 있으므로 생략하기로 하고 본격적으로 신혼여행 이야기부터 적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신혼여행을 준비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해외 여행보다는 제주도로 주로 신혼여행들을 다니던 그때 우리는 그전에 두어번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그곳을 포기하고 대신 울릉도로 신혼여행지를 잡은거죠. 일정은 경주에서 1박하구, 울릉도에서 2-3박정도 하는걸로 잡았습니다. 정확한 일정을 잡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좀 맘에 드는곳이 있다면 그곳에서 푹 눌러 있어도 좋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사실 신혼여행의 준비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번밖에 없을 우리의 신혼여행을 빡빡한 일정에 얽메어 지내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언제 한 일주일씩 부담없이 여행을 다닐수가 있겠어요. 우리는 신혼여행을 위해 달랑 경주행 버스표 2장만을 예약했습니다. 그리고 대신 건장한 두명의 청년을 준비했습니다. 드디어 두명의 이야기가 나오죠. 이들의 정체는 우리 써클의 후배 머슴애 둘입니다. 한명은 짐꾼으로 그리고 또한명은 사진사로 우리의 신혼여행에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즉, 신혼여행 동안 머슴들이 된거죠....

마침내 신혼여행을 출발하는 고속버스터미날에서 남편은 친구들의 헹가래를 받고 버스로 올랐습니다. 4명이 출발하는 신혼여행이 시작된거죠. 경주에 도착하여 우선 1박을 하였습니다. 여관촌에서 첫밤을 보냈죠(사실 신혼여행기라 이런걸 자세히 써야하는데.... 여기 오시는 분들은 이거 안써도 다들 잘 알려나?) 그리고 다음날 토함산의 일출을 보기위해 새벽 등산애 나섰습니다.

좀 흐린 날이어서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석굴암을 보고 내려올때에는 잠시동안 환한 햇살이 우릴 비추며 여행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아침식사를 하고 불국사에 들러 석가탑이며, 다보탑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렇게 오전의 시간을 보낸 뒤 포항까지 택시를 이용하여 이동하였습니다. 포항에서는 오후 2시 카훼리호를 타고 울릉도를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아! 울릉도....  울릉도...

배를 타고나서 10여분 지나면서 배가 몹시 흔들렸습니다. 파고가 좀 높은 편이어서 배멀미가 나기 시작한거죠. 참, 큰일이었습니다. 4시간이나 배를 타야하는데..... 울릉도에 도착하고도 한참동안 멀미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글을 쓰면서도 그때의 악몽이 되살아 나고... 속이 울렁거리는데.... 그래도 다시 한번 가자고 하면 따라나설테지만...

어떻든 신혼여행의 둘째날인데 멀미라고, 그 후유증이라고 그저 쉬고 있을수 만은 없었습니다. 신나는 일정을 계속 만들어야 할 역사적 사명이 있으니까요. 우리는 민박집에 방을 정하고 (그때만 해도 울릉도에는 마땅한 숙소가 없었습니다. 지금은 호텔급도 있고 썩 시설이 괜찮아 보이는 장급여관도 많지만요....) 도동항 구경을 나섰습니다.

울릉도는 도동항, 저동항, 태하동등 세개의 구역으로 나눠 사람이들 많이 살고 있는데 여객선 선착장은 주로 도동항이 사용되고 있고, 어선들은 저동항을 주로 이용하고 있더라구요...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사실 도동항 구경이래야 별게 없어요.  걸어서 20분 정도면 더 이상 구경할 거리가 없지요.

그리고 구경꺼리도 오징어 말리는 것을 보는거나 오징어 파는 가게 구경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습니다. 우린 한가하게 바다 구경도 하면서 보냈습니다.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 우리는 찬거리를 사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찬거리에도 엮시 오징어의 본산지라.... 온통 오징어 뿐이었습니다.

제가 울릉도에 들어간것은 그것이 두번째 였는데 전에 들어와서는 아는분 댁에서 며칠 묶었습니다. 그곳이 태하동 쪽이었구요. 그때 그집 반찬을 보니까 10종류중에 7가지가 오징어 반찬이었습니다. 오징어가 특산물이니까 엮시 오징어를 먹어야 되겠죠?

우린 찬거리를 사러 갔다가 선착장 부근의 좌판에서 오징어 회와 소주 한잔을 했습니다. 싱싱한 오징어라 맛도 아주 좋았습니다. 가격도 싸서 몸통은 그곳에서 회를 먹고 나머지 머리와 다리는 저녁 오징어국의 찬거리로 했습니다. 지금은 대도시에도 오징어를 실은 차들이 돌아다니면서 오징어 회를 팔아 많이 흔해졌지만 그때까지만해도 육지에서는 오징어 회를 많이 먹지는 않았던 때라 더욱 별미로 느끼며 먹을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우릴따라나선 후배들의 일꺼리가 생겼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우리 배낭을 열심히 메고 다니느라 고생을 하였지만 저녁식사준비며 설거지까지 모두 후배들의 차지였거든요(좀 치사한 선배들이죠? 선배도 잘 만나야 이런 고생 안합니다.......)

밤이 깊어가고 있을 때 문제가 생겼습니다. 민박집이라 방음이 전혀 안되는 거였어요. 우린 배멀미에 워낙 피곤했던터라 일찍 잠자리에 들을려고 했는데 후배들이 우릴 불렀어요. "선배. 여기 그방소리가 너무 잘들려. 우리 나가서 당구라도 한게임 하고 올테니 그리 알아요.. 두시간이면 돼죠?." 이러질 않겠습니다. 참 눈물겨운 후배들의 충정이었습니다. 왜 그랬는지 알만한 분들은 아실테지만.....

하지만 우린 아무일 없이 그냥 일찍 잤습니다. 워낙 피곤했으니까요. 다음날 날이 밝고 아침을 해 먹으면서 후배들이 이런 투정을 했습니다. "우리가 어제 얼마나 고생한지 알아요? 촌이라 당구장도 하나밖에 없지, 그것도 당구대도 형편 없어서 공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지. 그렇다고 두시간 있다 온다고 했는데 바로 들어갈수도 없지. 바람은 거세서 추웠지......." 음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불쌍한 후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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