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섯 산 연속 등행기(3/12) - 설악산2, 관리사무소를 돌파하라
저는 기쁜 마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등산을 다녀온 것인지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 세명은 산에 다녀온 사람이 아니
었습니다. 다 함께온 일행도 아니었고 한분은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사업을 준비하면서 벼칠 여유가 생겨서 설악에서 일주일쯤 있다
가려온 온 분이었고, 두명은 같은 학교 친구로군
입대를 앞두고 설악에서 부산까지 동해쪽 길을 따라 여행을 떠나온 사람들 이었습니다.그리고 그 세명은 저처럼 아직 산행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분들도 입산금지 때문에 어떻게 할것인지 고민하다가 야간산행을 하기로 작정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밤12시를 넘겨서
야간산행을 시작 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야간산행에 동행 하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저는 혼자 떠나온 여행이라
잠자리가 걱정이었지만 침낭은 가져왔기 때문에 텐트가 있는 그 일행을 따라간다면 잠자리도 문제 될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정까지
우리는 한 여학교의 수학여행 축제를 아주 재미있게 구경하였습니다.
드디어 자정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작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름하여 설악동 국립공원관리사무소 돌파작전. 포장도로를 피해 길옆으로
조심조심 관리사무소 앞을 지나갔습니다. 신흥사를 지날 때까지는 불빛도 없는 길을 감각으로만 더듬어 가야 했습니다. 신흥사를 지나서
우리 일행은 랜턴을 켜고 본격적인 야간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저한테는 첫 야간산행이어서 쉽지 않았습니다. 일행이 4명이나 되었지만
깊은 설악산의 물소리는 너무 맑고 청량하여 한기로 다가 오기도 하였고, 가끔씩 이름 모를 동물의 울음소리들도 들려 무서운 생각이
들때도 있었습니다.
다섯 산 연속 등행기(4/12) - 설악산3, 대청을 향하여...
우리 일행이 비선대를 지나 천불동 계곡에 도착하였을 때 새벽 3시를 조금 넘기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텐트를 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7시에 우리 일행은 잠에서 깨어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다시 산행을 준비하였습니다. 대청봉까지의 산행에는 저와 서울에서
오신분중 한분인 철민씨만 동행 하기로 하였습
니다. 철민씨는 저보다 다섯살이 더 많았고 등산 경험도 풍부했습니다.
동해안을 일주하겠다던 두명은 시간이 모자랄 것 같다면서 하산키로 했기 때문입니다. 아침 식사후 서로 다른길로 출발하였습니다. 늦은
봄, 설악의 푸르름은 눈이 부시었습니다. 어느곳은 벌써 짙은색을 띄고 있고 높은곳은 연한 초록의 신록이 막 돋아나고 있었습니다.
우리 둘만인 한적한 산길을 가며 우리는 서로의 생활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할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산행 계기와 계획도 이야기
하였습니다.
설악산에서만 일주일정도 묵을 예정이었던 철민씨도 제 계획을 듣더니 그 산행이 더 재미 있겠다며 함께 가기로 하였습니다. 소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대청으로 올랐습니다. 소청에서 대청으로 오르는 길
은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특히 힘들었던 점은 오르면 끝일 것 처럼 생긴 봉우리들이 20개 넘게 이어져 있었습니다. "저 봉오리만 오르면
될 것 같은데...?" 이렇게 생각하여도 그 생각은 금새 틀렸다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온 몸의 힘이 쭉쭉 빠져 나갔습니다.
그래도 산행은 거짓이 없습니다. 오르고 또 오르면 마침내 정상에 오르게 됩니다. 우리도 마침내 대청에 올랐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