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볏가릿대 마을(염전체험, 마늘수확, 솟대세우기 등)...(2/6)

2. 염전체험... (2)

체험에서 가장 큰 비중은 물을 푸는 작업이었다. 염전이 바닷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전기 모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물 푸기가 편리해 졌지만 예전에는 가장 힘든 일이었단다. 물푸기 체험은 맞두레, 용두레, 수차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두 사람이 함께 물을 펐던 맞두레의 경우는 힘이 많이 들어 아이들은 흉내를 내는데 그쳐야 했지만, 한사람이 물을 펐던 용두레의 경우에는 아이들도 곧잘 물을 퍼낼 수 있었다. 특히 염전 체험 중 현석이와 다솜이가 큰 흥미를 갖었던 수차의 경우는 조금 위험해 보이기도 했지만 곧잘 돌려 물을 펐다. 만들어진 소금을 고무래로 모으는 일과, 모은 소금을 소쿠리에 담아 목도채라는 긴 장대로 소금창고까지 옮기는 일도 해 봤다. 체험을 마친 후 천일염 한봉지를 선물로 받았다. 염전체험을 마친 아이들은 무척 즐겁고 재미있다는 느낌을 말했다.

천일염 생산 체험을 마친 후 마늘캐기 체험을 위해 이동했다. 염전에서 마늘밭으로 이동하는 거리는 1km 정도 되었는데, 잘 자라는 벼와 마늘을이 보기 좋은 그런 길이었다. 도시에서 시멘트 건물만 보며 자란 아이들에게는 그 논둑 길, 밭둑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았다.

 3. 마늘수확 체험...

마늘 수확체험은 창과 같이 생긴 도구를 이용해야 했다. 마늘 옆에서 창을 쭉 질러 넣어 재쳐 마늘 주변의 흙을 파 올린 뒤 마늘을 뽑아야 했다. 마늘 캐는 창이 끝이 날카로운 도구여서 아이들의 체험에는 조심을 많이 해야만 했다.

이번 여행에 참여한 가족들 대부분은 자녀들이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잘 보살폈다. 한가지 불편한 점은 체험을 위해 따로 마련한 마늘밭이 아니고 농가에서 농사를 지어온 밭을 체험에 활용하는 점이었다. 마늘 고랑 사이사이에 콩을 심어 두어 체험을 할 때 그 콩을 밟지 않도록 조심하는 일이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마늘캐기 체험을 마치고 나니 날이 어두워져 가고 있었다. 우리는 마을에서 배정한 숙소로 이동하여 짐을 풀고 저녁식사 준비를 하였다. 대부분의 숙소가 민박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아니고 이번 행사을 위해 특별히 민박을 하는 집이었다. 그 때문에 훈훈한 시골 인심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농가에서는 불편한 집에서 하룻밤을 자야한다며 우선 걱정부터 했다. 우리가 보기에는 생활에 불편할 것이 전혀 없는 집이었다. 저녁식사를 차려 주시면서도 찬이 없다는 걱정을 했다. 반찬 역시 우리가 집에서 먹는 가짓수보다 많았다. 특히 주인 할머니께서는 아이들 먹을 반찬이 없다며 걱정을 많이 하셨다. 하지만 우리 애들은 집에서 먹는 밥보다 훨씬 많은 양을 먹었다. 역시 여행체질이다.

저녁식사를 마친 뒤 방조제에 갔다. 밀물이라 방조제에서 갯벌로 연결되는 도로까지 물이 차 있었다. 인기척이 전혀 없는 바다는 칠흑같은 어둠뿐이다. 자동차 불빛이 그 어둠을 가르고 바다를 비췄다. 스물스물 해무가 올라오고 있었고, 잔잔하고 은은한 출렁거림이었다. 적막함이었다. 그런 바다의 모습의 낯선 우리가족은 그곳에서 오래있지 못하고 숙소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