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망아방 잔치마을(구멍낚시, 감물 염색, 오름트래킹 등)...(2/8)

2. 커다란 배에 오르다...

08시 30분
여객터미널에서 씨월드고속훼리에 올랐다. 12,000톤 급의 정말 큰배다. 길이는 150m, 폭도 25m 나 되었다. 한번에 600여대의 승용차를 운반할 수 있으며, 탈수 있는 승객수도 1,300명이나 된단다. 목포에서 제주까지의 180km 거리를 4시간 30분 정도에 간다고 했다. 배안은 생각했던 것 보다 좋다. 우리가 이용한 3등 객실은 보통 4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도록 나뉘어 있었다. 우리가족은 선실 안쪽에 자리를 잡고 누워 지난밤 야간열차를 타고 이동하느라 모자랐던 잠을 보충했다. 미리 준비해간 담요를 덮고 누으니 다른 승객들이 부러워하는 눈치다.

11시 10분
2시간 넘게 잠을 잔 뒤 깨었다. 배는 다도해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현석이와 다솜이를 깨워 갑판으로 나갔다. 갑판에서 바다를 보았다. 푸른 바다다.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그 바다를 육중한 배가 헤엄쳐 나가는 모습이 멋지다. 갑판에서 경치 보기가 질릴 때쯤, 오락실로 갔다. 배 여행 이야기를 꺼냈을 때, 아이들은 배 안에 갖춰진 시설을 먼저 물었었다. 오락실이 있다는 이야기에 현석이는 무척 좋아 했었다. 현석이와 다솜이는 잠시 오락에 빠졌다. 이른 아침 때문에 배가 고파왔다. 정말 근사한 칵테일 바에서 컵라면을 먹었다. 푸른 바다가 보이는 바에서 먹는 라면은 환상적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배는 제주에 도착하고 있었다. 이용 승객이 많았던 탓인지 한시간 정도 늦은 도착이었다.

3. 제주에서의 첫날...

15시00분
애들 고모부댁에서 차를 빌렸다.
우선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지난 여름 3박4일동안 제주여행을 했었다. 그때 계속되는 비로 바닷물에 발도 담가보지 못했었다. 곽지로 갔다.

16시 30분
곽지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작지만 물이 맑은 곳이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용천수도 마음에 드는 곳이다. 입장료도, 주차료도 받지 않는 바닷가... 본격적인 시즌인데도 사람이 넘치지 않는 바닷가...
이런 것이 제주 휴가의 맛 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맑은 물에서 정말 신나는 해수욕을 즐겼다. 파도를 넘으며 웃음소리도 높아갔다. 아이의 웃음이 바닷물 색처럼 맑다.

18시 30분
곽지를 출발하여 제주로 갔다.
식사를 마치고 쇼핑센터에서 필요한 것들을 구입했다.

20시 30분
1100도로를 넘어 서귀포 자연휴양림에 도착했다.
예약 때 담당하시는 분이 걱정을 했었다. "숙소가 좀 불편한데 괜찮겠어요?"
우리는 숙소가 얼마나 불편할까 궁금했었다. 하지만 숙소는 괜찮은 편이다. 해발 800m 넘는 곳에 있는 숙소가 그 정도면 훌륭한 편이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여행에서 늦은 시간은 아니지만 휴양림은 이미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듯 했다. 간간히 여행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기도 했지만...
서늘하다. 보일러를 틀어 따뜻하게 했다. 제주 휴양림 여행에서는 한여름인데도 보일러를 틀어야 하는 그런 즐거움이 좋다. 숙소를 둘러싼 하늘, 별빛이 맑다. 그 별빛을 받으며 우리 가족도 아늑한 잠에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