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박물관과 어시장...(2/3)

3. 보령 해변에서...

둘째날 아침. 숙소에서 제공되는 아침식사를 한 뒤 바다로 나갔다. 다들 푸른 바다를 보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화창한 날과 푸른 바다가 잘 어울렸다. 연인들과 가족들의 모습이 반반이다. 우리나라의 여행문화도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 해변을 걷다가 해변 맨 오른쪽의 바위로 자꾸 눈길이 갔다. 보령 해변에 다녀간 것이 스무번도 넘지만 한번도 들리지 않았던 곳이다. 특별할 게 없어 보인 이유다. 그래도 시간이 넉넉하여 그곳을 찾았다.

해변가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단체 여행객들이 보였다. 대학시절 몰려 다녔던 MT가 떠올랐다. 현석이와 다솜이는 물수제비 뜨기를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듯 우리 아이들도 바다나 강가에서 물수제비뜨기를 좋아한다. 지구 온난화로 극지방의 물이 놓아 해수면이 높아진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서 아이들이 던진 돌도 해수면을 높일거란 생각을 물가의 여행에서 자주 해본다. 그사이 현석이가 던진 돌이 징검다리를 만들어 나간다. 하나..둘... 무려 열번을 넘는다. 물수제비뜨기로는 현석이가 청출어람(靑出於藍)이다. 나는 아직 열 번을 넘겨 본적이 없다.

끝이라고 생각했던 곳은 바위언덕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 바위언덕으로 향하는 길에 해산물을 파는 아주머니 몇분도 계셨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해산물을 사 먹는 손님이 없었지만 점심때쯤부터라면 손님이 꽤 있을 듯 하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가볍게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언덕에 오르니 그동안 느꼈던 보령과 전혀 다른 풍경이다. 왜 진작 이곳을 찾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이런 경우가 많다. 여행이란 것은 여행지의 모든 것을 보거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볼 수 있는 만큼만 보고, 느낄 수 있는 만큼만 느끼면 되는 것이다. 전망이 좋은 자리에 앉아 한참 바다를 보았다. 작은 음악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유람선 한척이 한가롭게 우리가 바라보는 바다에 하얀 물줄기를 남기며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