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마을에서의 하룻밤...(2/3)

조용한 산골...

마을 주민 몇 분이 우리가족을 반갑게 맞이했다.
길을 헤매게 한 미안함이 표정마다 역역하다. 따져보면 마을 주민 분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마을 위치 자료를 좀 더 찾고 준비를 했더라면, 이렇게 헤매지는 않았을 것이다.

너와마을은 조용한 산골 그 자체였다. 가끔씩 숙소 앞 도로로 차들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산중의 적막함은 깨지지 않았다. 너와마을 체험장 한쪽에는 화톳불을 가운데 두고 도란도란 이야기가 나눠지고 있었다. 대학생들이 1박2일에 체험에 참여 했단다. 길 찾는 것을 너무 어렵게 했다며 마을에서 차 한잔을 대접했다. 차 한잔을 마시며 마을분들과 짧은 이야기를 나누고 나왔다. 그 사이 대학생들도 숙소로 들어갔다. 화톳불도 희미해져 있었다. 밤하늘을 보았다. 별이 맑다. 그 별빛 아래서 우리가족도 곤한 잠에 빠져 들었다.

7시쯤 잠에서 깼다.
어제 운전한 거리가 많았지만, 몸 상태는 양호하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편한 잠을 잔 때문일 것이다. 가볍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9시부터 진행되는 대학생들의 야생화 탐방에 따라 나섰다. 원래는 해발 1,244m 육백산 중턱의 야생화 탐방로에서 탐방이 진행되는데, 시기가 조금 늦은 편이어서 마을 주변의 야생화 탐방으로 행사가 대체 되었단다. 마을 주변에도 스무가지 넘는 야생화들이 피어 있었다.

야생화 탐방을 마치고, 대학생 팀은 떡 만들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동안 떡 만들기 체험을 몇 번 해 보았던 우리가족은 체험장 주변과 마을을 둘러보러 나섰다. 우선 체험장에 복원되어 있는 너와집으로 들어갔다. 부엌에는 떡 만들기 체험을 할 시루가 아궁이 장작불에 끓고 있었다. 아이들은 장작불이 신기하단다. 현석이는 활활 타고 있는 아궁이에 장작 하나를 더 넣었다. 잠시 주춤거리던 불길이 새로 넣은 장작에 옮겨 붙어 더욱 거세졌다.

너와집에서 나와 디딜방아를 찾았다. 다솜이 혼자 방아의 다리에 올라섰다.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현석이가 함께 올라섰다. 그때야 디딜방아의 공이가 조금 올라왔다. 쿵, 쿵, 쿵 몇 번 방아를 찧어보고 내려섰다. “쉬운 일이 아니지?” 아빠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숙소 주변의 살펴보고 난 뒤 문화재 자료로 지정되어 있는 너와집을 찾아 나섰다. 너와는 지붕을 붉은 소나무 조각으로 덮은 집이다. 예전에는 흔한 재료였지만 지금은 평당 50만원쯤하는 고급(?) 자재인 셈이다. 너와집 안에서 별빛을 볼 수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 후 너와집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기왕이면 그런 집에서 하루쯤 묵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