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 삼겹살? 30초 삼겹살(횡성 참숯가마)...

 

언   제

  2006년 2월 3일

어디로

 대전 - 횡성 참숯가마 - 황태덕장 - 속초

누구와

 초록별 가족 - 구동관, 이정선, 구현석, 구다솜

 

횡성 참숯가마를 다녀오고...

 

▲ 숯 가마는 찜질뿐만 아니라 볼거리, 먹을거리도 제공해준다.
ⓒ 구동관
횡성 가는 길은 가깝지 않았다. 대전에서 출발하여 주행거리 200km. 하지만 큰 기대속에 횡성을 찾았다. 여러 번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미루어 두었던 숯가마를 찾아가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나들목을 빠져나와 두 번쯤 길을 물어 여행의 목적지인 강원 참숯을 찾아갔다. 숯가마로 들어서는 길은 깊은 산골 풍경 그대로였다. 잔잔한 연기는 그런 풍경에 좀 더 멋진 효과의 소품으로 보였다. 찜질 할 곳을 안내하는 안내판을 보니 하는 요일마다 찜질을 할 수 있는 가마가 다른데, 오늘 찜질이 가능한 숯가마는 가장 위쪽인 상 가마였다.

▲ 숯 가마 가는 길. 자욱한 연기가 먼저 반겨준다.
ⓒ 구동관
무심히 서 있는 간판을 따라 상가마 가는 길로 들어섰다. 작은 개울이 함께 이어지는 계곡 길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문득 거친 비포장 길이 자욱한 연기에 휩싸였다. 차를 멈추고 연기가 나오는 곳을 찾아보았다. 개울 너머의 숯가마였다. 숯 가마 안에서는 붉은 불길이 타올랐다. 불을 붙인 지 오래되지 않았나 보다. 진한 연기가 계속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불길이 더 활활 타오르도록 커다란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그곳이 중가마였다.

▲ 가마 안내도. 요일별로 찜질용으로 제공하는 가마가 다르다.
ⓒ 구동관
불이 활활 타고 있는 그 가마를 지나니 다시 조용한 산골이다. 자욱한 연기를 걷어내고, 다른 세계로 들어온 것 같다. 더욱이 눈앞에는 산더미 같은 장작더미마저 쌓여 있었다. 곧 숯이 될 참나무들이었다. 그 한쪽에 70년대의 차량으로 보이는 낡은 트럭 한 대가 서 있었다. 그 광경에서 어린 시절 고향이 언뜻 스쳤다. 차량 한 대로 낯선 산골의 풍경조차 정겨움이 되었다.

▲ 중가마는 지금 막 불을 피우기 시작했다. 앞으로 닷새가 지나야 숯이 된다.
ⓒ 구동관
장작더미를 지나니, 드디어 상가마. 본격적인 찜질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입장료를 지급하고 찜질 옷을 빌렸다. 탈의실에서 찜질용 옷으로 갈아입은 뒤 본격적인 찜질 시작. 숯을 구울 때의 온도는 1200도쯤 된다지만, 숯을 꺼내고 하루가 지났고 추운 겨울날이니 가마 안이 '뜨겁지는 않겠지' 그런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아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가마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어깨가 뜨거웠다. 만 하루가 지났지만 숯가마 안은 아직도 절절 끓고 있는 것 같았다.

▲ 상가마 가는 길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참나무를 만났다.
ⓒ 구동관
그냥 뜨거운 정도가 아니다. '앗 뜨거워'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이다. 3분을 못 넘기고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밖에 나오니 너무 춥다. 두 번째 찜질 가마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가장 많았던 그 가마는 그래도 온도가 적당한 편이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숯가마 안이 눈에 들어왔다.

빙 둘러앉으면 열 몇 명은 편히 앉을 수 있는 크기였다. 둥근 전체 모양이 모두 흙인데, 위쪽은 가끔 철근이 드러나 있기도 했다. 그 철근은 가마가 무너지지 않도록 흙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 찜질하는 상가마. 여러 개의 가마 중 세곳이 찜질용으로 개방되었다.
ⓒ 구동관
둘레를 둘러볼 여유가 생기니 사람들의 이야기도 귀에 들어왔다. 좁은 공간이니 작은 소리로 이야기를 해도 훤히 들렸다. 그 좁은 공간에 적응이 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5분쯤 지나니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혔고, 10분을 넘기니 땀이 한 방울씩 흐르기 시작했다.

그런 조건에서도 갑갑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바깥과 차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들고 날 때마다 종이상자로 입구를 막기는 해도 전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서 바깥공기가 계속 들어오기 때문이었다. 가운데 숯가마에서 어깨까지 땀에 젖었을 때 밖으로 나갔다. 온몸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 찜질용 숯가마. 숯을 빼낸 지 하루가 지났지만 가마 안은 뜨겁기만 하다.
ⓒ 구동관
숯가마 안과 밖을 드나들며 몇 번 찜질을 즐기고 나니 배가 고팠다. 식사를 하려고 숯가마 입구에 있는 정육점으로 갔다. 그 정육점에서는 고기를 팔 뿐만 아니라 손님들의 요구에 따라 '30초 삼겹살'도 해 주었다. '3초 삼겹살이 아니고 30초 삼겹살?'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사실, 숯가마를 가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에 3초 삽겹살도 포함되어 있었다.

신문, 잡지, 텔레비전에서는 숯가마의 먹을거리로 늘 3초 삼겹살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막 숯이 타고 있는 가마에서는 3초 삼겹살이 가능 하기는 하겠지만, 그것은 여행객을 위한 먹을 거리는 아니었다. 숯불 가마에서 일하는 인부들이 맛볼 수는 있겠지만, 어찌 그것을 여행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

▲ 30초 삼겹살. 불내가 조금 났지만 맛은 좋았다.
ⓒ 구동관
대신 그 원리를 이용하여 그 맛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30초 삼겹살'이었다. 정육점에서 작은 간이 숯가마를 만들어두고 그 가마에서 삼겹살 바비큐를 해 주었는데, 숯가마처럼 아주 뜨거운 가마는 아니라서 3초 삼겹살은 어렵고, 30초쯤은 걸린다며 '30초 삼겹살'이라는 이름을 붙여 두었던 것이었다.

물론, 30초 삼겹살도 맛이 좋았다. 더욱이 한 번에 구워 나오니 힘들어 구울 일도 없어 더욱 좋았다. 다만, 고기에 뜨거운 불이 닿아 '불내'가 조금 나기는 했지만, 만족할 만한 맛이었다.

▲ 숯을 빼는 작업을 구경했다. 멀리서도 그 열기가 느껴졌다.
ⓒ 구동관
식사를 마치고 찜질 가마로 돌아가기 전에 숯을 빼는 작업을 하는 숯가마에 들렸다. 가장 아래쪽의 가마에서 마침 숯 빼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숯가마 인부들은 닷새 동안 뜨겁게 타오르던 가마에 긴 꼬챙이를 밀어 넣어 숯을 끌어냈다. 각각의 가마마다 한 명씩의 인부들이 숯을 꺼냈는데, 5m가 넘는 긴 쇠 막대를 이용하는데, 숯을 꺼내는 작업을 두세 번 하고 나면 두툼한 쇠막대가 벌겋게 불에 달궈져 휘어지곤 했다.

"겨울이라 따뜻한 불과 일하니 좋겠어요?" 잠시 쉬는 시간 숯가마 인부 한 분께 그런 질문을 드렸다. "아니래요. 일하기는 봄, 가을이 더 좋더래요. 겨울에는 앞은 뜨겁고 뒤는 춥고…. 별거 아니래요." 구수한 사투리로 답을 준다. 그래도 숯가마 작업을 하면 감기에는 걸리지 않는단다. 잠시 숯가마 작업을 지켜보고, 다시 상가마로 올라갔다.

▲ 숯불에 구운 군고구마. 다른 사람들이 그 냄새만으로도 군침을 삼킬만큼 맛있었다.
ⓒ 구동관
상가마에서는 한 시간쯤 더 찜질을 했다. 그 시간에는 찜질 가마 바깥쪽에 모아둔 숯불로 별미 간식을 즐기기도 했다. 찜질 가마 주변에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숯들을 모아두어 숯가마를 찾은 사람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두었는데, 여행객들은 그 숯으로 바비큐를 해먹거나 군고구마, 군감자를 만들어 먹을 수 있었다. 우리는 고구마와 감자를 가져가서 군고구마와 군감자를 만들었는데, 맛이 정말 기가 막혔다.

그렇게 머무르다 보니 오후 세시. 이제는 돌아갈 시간이다. 숯가마 찜질로 몸이 한껏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하긴, 숯가마 찜질의 효능을 빼놓더라도 한가한 산골 풍경을 배경으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한나절을 즐긴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의 어찌 가볍지 않을까?
숯을 구운 지 40년이 넘은 강원참숯(033-342-4508)은 3개(평일)~5개(토,일요일)의 가마를 찜질용으로 개방한다. 숯가마 입장료는 5000원, 찜질복 대여료는 2000원이다. 찜질용 옷은 미리 집에서 준비해 가도 된다. 뜨거운 온도에 노출되는 옷이니 꼭 면제품이어야 한단다. 또한, 숯가마에 갈 때는 화장을 하면 안된다는 점도 꼭 기억해 둘 점이다.

삼겹살 재료를 준비해 가면 숯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좋다. 고구마, 감자, 밤 등 불에 구워먹을 거리를 준비해 가면 맛있는 간식도 함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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