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가릿대마을 체험...(3/4)

4. 볏가릿대세우기와 민속놀이...

아침에 일어나 농가에서 식사를 한 뒤 다시 행사장으로 이동하였다.
날이 포근해서 행사에 좋을 것 같았다. 둘째날의 첫 행사는 볏가릿대 세우기였다. 이번 대보름 행사중에 가장 대표되는 행사이기도 한 볏가릿대세우기는 보름 전날 짚을 묶어서 깃대 모양으로 만들고 그 안에 벼·기장·피·조의 이삭을 넣어 싸고 장대 끝에 매달아 이를 집 곁에 세워 풍년을 기원하는 풍속이다.

마을분들이 미리 준비해 둔 긴 대나무 장대며, 말뚝, 새끼줄, 짚단 등을 받아 논 한 쪽에 자리를 잡았다. 진행하시는 분들이 설명에 따라 한가지씩 만들다보니 제법 멋진 볏가릿대가 되어 갔다. 어려운 부분들은 지난밤 숙박했던 집 아저씨께서 도와 주셨다. 완성된 볏가릿대를 논에 세우고 다섯가지 소원을 적어 넣었다. 이렇게 세운 볏가릿대는 이월 초하루 머슴의 날에 철거하고 태울 예정이라고 했다.

볏가릿대 세우기를 마치고 다음은 전통 민속놀이를 즐기는 시간이었다.
우선 새끼꼬기 시합이었다. 어른들 몇분은 예전에 해 봤던 일이라 멋지게 새끼를 꼬고 있었다. 아이들도 아빠, 엄마를 따라 열심히 새끼줄을 만들어 나갔다. 멋있게 꼰 새끼줄은 상도 주었다. 마을 특산품인 어리굴젖 한병이 상품이었다. 다솜이도 나가 상품을 탔다. 우리가족은 지난밤 퀴즈에서 굴젖 한병을 받았기 때문에 같은 집에서 묵었던 분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민속놀이는 줄넘기, 널뛰기, 줄다리기 순으로 이어졌다. 화창한 볕에서 즐기는 놀이에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즐겁기만 한 표정이다. 아이들은 논둑을 놀이터 삼아 여기저기 달음질이다. 현석이와 다솜이도 어제는 낮설어 했던 논둑을 이젠 즐거운 놀이터로 알고 뛰어다니고 있었다. 마지막 프로그램인 줄다리기에는 체험 참여 가족들과 마을 주민분들과의 한판 승부였다.

마을 주민들 몇분은 도시에서 온 가족들의 팀이 이기라고 그쪽에 와서 줄을 당겼다. 도시에서 온 분들 중 몇분은 동네 분들이 이겨야 한다며 나이드신 동네분들 쪽에서 줄을 당겼다. 동생과 형에게 볏섬을 져 날렀던 농부의 마음이 바로 이런 것이었을까? 줄다리기는 마을분들이 이겼다. 하지만 진 팀도 즐거웠다. 예전 대보름에 있었던 동네끼리의 줄다리기에서는  이긴편이 풍년이 든다고 했다. 이번 줄다리기도 마을 분들이 이겼으니 꼭 풍년이 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