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볏가릿대 마을(염전체험, 마늘수확, 솟대세우기 등)...(4/6)

 5. 솟대만들기와 볏가릿대 세우기...

오쟁이 만들기와 부잣집 흙 퍼담기를 마치고 소나무 산책길을 따라 "소원의 숲"으로 갔다. "소원의 숲"은 아담한 마을 뒷산의 소나무 숲이었다. 체험에 참여한 다른 가족들처럼 우리가족도 부잣집 흙을 퍼담은 오쟁이를 매달며 부자가 되기를 기원했다. 나는 오쟁이를 매달며 재물의 부자도 좋지만, 마음의 부자, 건강의 부자가 되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소원의 숲에서 조금 더 걸어가니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밤에 잠시 나와 보았던 그 바다는 지난밤의 적막함이 평온함과 한가함으로 바뀌어 있었다. 체험에 참여한 여행객들이 고갯마루에서 잠시 쉬며, 다음 체험인 솟대 만들기에 사용할 소나무를 챙겨 내려갔다. 바다를 향해 내려가는 길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끙끙거리며 산길을 올라오느라고 흘린 땀방울이 그 바람에 마르고 있었다.

바다로 내려가니 체험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었다. 그곳에서 전통체험의 행사가 시작되었다. 솟대제작은 낫과 끌, 톱등 날카로운 도구를 쓰는 작업이 많아 아이들의 체험보다는 어른들이 해야하는 부분이 많았다.  하긴, 아이들은 갯벌에 정신이 팔려 그곳에 들락거리느라고 솟대 만들기에는 별 흥미가 없었다. 솟대를 만드는 가족들은 적당한 모양으로 오리를 만들고 그 오리를 긴 소나무 장대에 끼웠다. 다들 처음 해보는 작업일텐데 정말 근사한 솟대를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만든 솟대마다 가족의 이름을 적어 바다가 잘 보이는 언덕에 세워두었다.

볏가릿대 세우기는 아이들도 함께 할 수 있는 체험이었다. 바다에서 놀만큼 놀았는지 이번에는 아이들까지 함께 볏가릿대를 만들어 나갔다. 긴 대나무에 옷을 입히듯 짚으로 둘러싸고 맨 위쪽에는 생솔가지를 매달았다. 그 솔가지 아래쪽에 아침에 만들어 두었던 소원 오쟁이를 달아 볏가릿대를 완성했다. 그렇게 만든 볏가릿대는 솟대를 세워둔 언덕 뒤쪽의 논에 세워 두었다. 30여 가족이 참여해 만든 솟대와 볏가릿대가 세워진 곳은 정말 근사한 풍경이 되었다. 언덕에 세워둔 솟대와 논에 세운 볏가릿대는 마을 주민분들이 일년동안 관리를 해준다고 했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있는 솟대와 볏가릿대를 한번은 보러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체험을 마친 가족이 함께 모여 기념 촬영을 하고 오전의 체험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