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연하천에서 장터목까지...
|
|
아침을 먹고
커피를 한잔 마시고
짐을 꾸려 이틀째 일정을 시작했다.
아직, 무릎은
견딜만하다.
워낙 겁을 먹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걸은 보람이 있다.
어깨에 느껴지는 무게는 첫날보다는 덜하다.
하긴, 저녁과
아침을 먹으며 쌀이며 부식들의 양이 조금은 줄었다.
연하천에서 한시간정도는 거의 평지다.
이런 길이라면 하루 종일도, 아니
이틀정도도 부담없이 걸을만하다.
그런 생악을 할때쯤 거치른 기링 시작되었다.
헉헉 숨을 몰아쉬며 산행을 이어갔다.
벽소령대피소에서 잠시 쉬었다.
초코릿이며 캔디, 초코파이등으로 간식을 했다.
그리고 부족할것 같았던 김치 한캔을
구입했다.
캔 하나라도 무게가 느는것이니 H의 표정이 무거워진다.
잠시 쉬고 산행을 계속했다.
선비샘에 도착하니
12시...
원래 계획은 세석쯤에서 식사를 하는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는데
세석까지 가기에는 조금 무리다.
샘 옆에서 간단히
식사를 했다.
식사 이후의 산행도 그런대로 괜찮다.
첫날의 산행에 비해서
둘째날의 구간은 쉬운 편이다.
첫째날은
오르막길이 더 많은 편이었지만
둘째날 산행은 오르막 내리막길이 반복적으로 이어진다.
오르막길이 있어도 그 길이 아주 긴 편은
아니라서 쉽게 느껴지는 것이다.
세석산장 도착이 오후 3시20분.
역시 가벼운 간식에 식수 보충...
언제나 그렇듯
식수 보충때는 물담당인 S가 예민해진다.
그래도 물의 중요성을 어느정도 인식한듯 하다.
(다른 사람들의 위압적인 분위기에
체념한건가?)
세석 출발이 오후 4시...
장터목까지는 6시 도착을 목표로 잡았다.
사실 우리 걸음이 빠른것은
아니지만
둘째날 일정을 서둘이유가 없었다.
일찍 간다고 산장 배정을 빨리 해주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6시 넘어서 산장 배정을
받게 되고
식사도 그시간 이후나 진행할테니 말이다.
몇년을 벼르고 온 지리산을 천천히 만끽하는게 더 좋지.... 서둘필요가 없는
것이다.
6시 20분 장터목 산장에 무사히 도착...
둘째날 산행 일정 끝...
6시 30분 세명의 신분증으로 모두 가져가서
숙소배정을 받았다.
제석봉실 49번부터
51번까지...
그리고 바로 저녁식사 준비를 시작했다.
꽁치통조림찌게와 햇반 한개씩...
밥을 준비하려는데 옆에 있던
학생이 도움을 청한다. 끓는물을 조금 달란다.
원하는 만큼 물을 끓여줬다.
그것으로 봉지라면을 만들어 먹었다.
S가
오더니 그친구에게 이것저것을 물었다.
고대 지리교육과 학생이란다.
문득 지리산에 온길이라 아무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
장터목 산장 예약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저녁을 취사실에서 보낼 생각이란다.
하긴... 그것도
젊음이리라...
식사 준비는 금세 끝이 났다. 워낙 간단하니까...
그리고 식사를 하며 술한잔을 하게 되었다.
그
술자리에 옆 자리의 젊은 친구도 끼게 되었다.
소주를 마시고, 맥주를 마시고...
사실... 그 맥주는
아깝다.
편의점에서 처음 등산에서 먹을 식료품을 구입하면서
맥주를 카트에 올렸다 내리길 몇번이나 반복했었다.
별을 보며 맥주
한잔을 마시고 싶었는데... 무게를 생각하고 내려놓았었던 것이다.
남원에서 친구들과 만나 추가로 필요한 짐을 준비하며 그 이야기를
했더니
과감하게 3캔을 넣었다.
그중 하나는 첫날 삼도봉에서 쏘시지로 행동식 점심을 하며 마셨고
하나는 연하천에서
마셨었다.
그리고 남은 하나...
그건 정말 별 보며 마시고 싶었는데...
술이 모자란다며 S는 과감하게 따서 코펠에
붓고는
양주 조금과 소주까지 섞어 짬봉주를 만들었다.
그리고 작은 식기로 막걸리 퍼마시듯 한잔씩 떠마시도록 했다.
그 술맛도
좋았지만... 쩝... 별보며 마시지 못한 아쉬움은 다음 산행때까지 남을것이다.
그렇게 밥을 먹고, 술도마시고
장터목 산장의
밤은 깊어 갔다.
<제2일 / 13.3km >
연하천대피소
→(0.7km)→삼각봉→(1.4km)→형제봉→(1.5km)→벽소령대피소→(2.4km)→덕평봉(선비샘)→1.8km→칠선봉→(1.5km)→영신봉→(0.6km)→세석대피소→(0.7km)→촛대봉→(1.9km)→연하봉→(0.8km)→장터목대피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