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압지, 감포, 호미곶...(3/3)

구룡포를 거쳐 호미곶으로... 

바닷바람이 끈적거리게 느껴질 때 감포항으로 이동했다.

시장 구경을 할 생각였다. 생각보다 장이 시원찮다. 잠시 돌아보고 다시 차에 올랐다. 경주로 돌아가려다가 구룡포까지 26km라는 이정표를 본 뒤 원래 일정에 없던 호미곶에 갈 생각을 했다. 호미곶은 6-7년전 다녀왔었지만, 등대박물관을 보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았었다.

경주를 돌아간 뒤 대전으로 향하는 길이나 호미곶을 들러, 포항으로 가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나 시간도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포에서 구룡포를 거쳐 호미곶으로 가는 길은 바다길 풍경이 정말 멋진 길 이었다. 파노라마 같은 바다 풍경이 쉴새없이 다가 왔다. 다른 곳을 만나지 않더라도 그 바다 풍경만으로 행복하였다.

바다 물빛이 참 고운 구룡포 해수욕장에 잠시 들린 뒤, 호랑이 꼬리인 호미곶으로 향했다. 호미곶 해맞이 공원에는 많은 여행객이 있었다. 지난 2000년 새천년 일출 행사 장소로 행사가 있던 후부터 일출 명소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호미곶에서는 먼저 국립 등대박물관을 찾았다.

문득 등대지기 노래가 생각난다. 대학교 시절 자주 불렀던 노래였다. ‘한겨울의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섬...’ 삶의 외로움을 생각 할 때 면 자주 떠오르는 풍경이다. 등대지기는 그 존재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다. 문득 그런 사람을 꿈꿔본다.

등대 박물관을 돌아보며, 호미곶 등대를 배경으로 사진 몇 장을 찍었다.

피사체의 느낌이 좋은 때가 있다. 오늘 호미곶 등대가 그렇다. 사진발이 좋다. 박물관을 돌아본 뒤 해맞이 공원으로 나갔다. 그곳에는 아직도 200년 해맞이 행사에 채화된 불길이 훨훨 타오르고 있었다.

바다와 육지에서 각각 손을 불쑥 솟아있는 상생의 손은 여행객에게 좋은 사진 배경이다.

바다에 서 있는 오른손은 더 그렇다. 우리 가족도 그 손을 배경으로 한참 동안 사진을 찍었다. 호미곶 일정을 마지막으로 이번 여행은 마무리. 포항을 거쳐 대전까지 이동 거리는 약 270km.(네비게이션이 이런 거리 계산 때는 편하다).

호미곳에서 5시 출발. 추풍령 휴게소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9시. 포항 시내에서 조금 막혔을 뿐 다른 곳은 아주 양호했다. 초여름으로 향하는 참 좋은 시간에 경주와 호미곶을 다녀온 행복한 여행 기록은 이쯤에서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