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마을 진동계곡과 운두령...2001 여름 여행 (2/4)

 

진동계곡 방태천에서

 현석이가 잡은 도마뱀

하늘밭화실 민박채

 

2. 진동계곡에서 물놀이와 불놀이...

 

다른 가족들이 깨어 움직이는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고기를 잡는다고 현석이를 깨워 개울로 나갔습니다. 작년 이전의 여행에서는 물고기를 잡은 적이 없었는데, 지난 해 여름 가리왕산 휴양림에서 보름달가족과 함께 여행하면서 어항을 놓고 물고기를 잡아 튀김을 해 먹은 적이 있었고, 그 일이 아이들에게 무척 재미있었던 기억으로 남아 있어 이번 여행에서는 미리부터 어항 놓는 것을 계획하고 있었고, 처음으로 낚시도 해 볼 생각이었습니다.

어항과 떡밥은 지난 여름 이용하였던 것이 남아있어 사용하였고, 낚시도구는 인제에 들렀을 때 몇가지 준비하였습니다. 떡밥을 만들고 적당한 자리를 잡아 어항을 놓았습니다. 어항을 놓을때는 자리가 가장 중요한데, 큰 고기가 잡힌다는 자리를 미리 어항을 놓아 봤던 분들로부터 알아두었습니다.

어항을 설치한 후 낚시를 위해 낚시대를 만들었습니다. 개울가에서 하는 낚시라 미리 낚시대를 준비하지는 않았었고, 개울가에 이번 큰 비로 떠내려온 나무중에서 적당한 굵기를 골라 대를 대신 했고 거기에 줄을 묶고, 바늘을 연결하여 낚시대를 만든것이지요.

그렇게 낚시대를 만들고 어항에 가보니 꺽지 몇마리와  비늘빛이 고운 물고기 몇마리가 잡혀 있었는데 비늘빛이 고운 고기는 돌아와 찾아보니 갈겨니였습니다. 어른 손가락 두 개 마디를 합한 정도의 굵기여서 매운탕을 끓여 먹어도 될 정도 였습니다.

어항을 놓고, 걷는동안 현석이는 열심히 떡밥을 갈아가며 낚시에 열중이었는데, 물살이 너무 빠른 탓인지 낚시로 고기를 잡는데는 실패했습니다. 아침 식사 전 한시간 정도를 이렇게 어항과 낚시로 물고기 잡기를 즐긴 뒤 숙소로 돌아가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아침식사를 마친 뒤 물놀이를 위해 개울가로 나갔습니다. 개울의 맑은 물이 좀 흐려 있었습니다. 이번 비의 큰물로 다리를 유실한곳도 있다던데 그 공사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족은 차를 타고 물이 맑은 곳으로 올라갔습니다. 예상했던대로 이번 비로 교각이 주저 앉은 진동2교의 보수 작업중이었습니다. 우리는 다리 바로 위쪽의 아침가리 계곡 입구인 갈터에서 자리를 잡고 물놀이를 시작 했습니다.

가져간 그늘막텐트를 치고 간이 침대를 펼쳐 그 안쪽에 놓아두니 편안한 자리가 되었습니다. 저와 집사람은 그 맑은 물을 보면서, 그물에 발을 담그면서 "참 좋다"는 소리를 계속 했습니다. 물을 보자마자 물놀이를 시작한 아이들은 5분도 채 되기전에 물에서 나오고 말았습니다. 물이 너무 차가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잠시 뒤, 입술이 퍼렇게 되면서도 계속 물속에서 놀이에 열중이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놀다보니 점심시간이 가까워져 배가 고팠습니다. 숙소까지의 거리가 차량으로 5분도 되지 않는 거리지만 다녀오기가 귀찮아 구멍가게에서 컵라면을 먹었습니다. 컵라면을 끓여달라고 했더니 끓인 물이 없다며 뒤쪽 주방에서 물을 끓여 이용하라고 했습니다. 컵라면 값은 물을 끓여주는 값을 받지 않고 딱 라면 값만을 받았습니다. 아직도 훈훈한 인심이 남아 있는 곳이었습니다. 점심을 컵라면으로 대신한 뒤 시간 반 가량 물놀이를 더 하고 숙소인 "하늘밭 화실"로 돌아왔습니다.

화실에 돌아와보니 화실 가족에게 바쁜 일거리가 생겨있었습니다. 그 동안 수확하지 못했던 감자와 옥수수를 수확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족도 거들어 드리기로 하고 저는 감자 수확을, 안사람과 아이들은 옥수수를 수확했습니다. 감자 수확을 도와준 품삯으로 밤에 구어먹을 감자 열 개를 챙겨 두기도 하였습니다.

감자와 옥수수 수확을 마친 뒤 밤에 모닥불 피울 나뭇가지를 준비하였습니다. 화실에서 톱을 빌려 숙소 주변 산의 죽은 나무들을 걷어왔습니다. 구어 먹을 고구마와 감자도 호일로 미리 싸 두었습니다. 알미늄 호일로 열겹 정도를 싸면 뜨거운 불에 넣어도 타지 않아 맛이 좋습니다.

저녁식사때는 낮에 잡은 꺽지와 갈겨니 매운탕을 맛보았습니다. 민물고기 다듬는 게 영 자신 없는 안사람은 저녁식사를 준비하며 매운탕 끓일 일이 걱정이었는데 전날 저녁 최화백님과 차한잔을 나누며 인사했었던 인천분들이 매운탕을 끓인다고 해서 우리가 잡은 고기를 드렸고, 그 댁에서 끓인 매운탕을 조금 나눠 먹었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친 뒤 드럼통으로 만든 화로에 낮에 준비해둔 나무가지로 불을 피웠습니다. 그동안 모닥불 피울일이 없는 도시 생활이어서 불을 피우고 고구마와 감자를 굽는 것이  현석이와 다솜이에게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현석이는 길다란 막대기 하나를 골라 불을 붙이며 불장난을 하였습니다.

처음, 모닥불을 피우면서는 한여름의 모닥불이라 조금 무더울줄 알았는데 불을 피우고 나니 그 불길이 덮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깊은 산중이라 온도가 낮은 때문일것입니다.

굵은 나무 몇 개가 타기 시작하고 불이 적당해지면서 알미늄 호일로 싸 두었던 고구마와 감자를 구웠습니다. 처음 구웠던 고구마 몇 개는 너무 오래두어 숯검댕이를 만들었지만 그 이후에는 맛있는 군고구마와 군감자가 되었습니다.

군고구마와 군감자를 하늘밭 화실의 주인 내외분께도 드리고 맛있는 매운탕을 끓여주었던 인천분들과도 함께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늘밭 화실" 안주인 께서는 낮에 수확한 옥수수를 삶아 내어오셨고, 우리가족뿐 아니라 민박에 든 모든 분들께 골고루 나눠주는 훈훈한 인심도 보여주셨습니다.

고구마, 감자 옥수수를 먹으며 화실의 최화백님, 사모님과 진동리에서 살아가시는 이야기며 우리가족의 여행 이야기로 밤이 깊어 갔습니다. 오늘도 반딧불이 한 마리가 민박채 안쪽을 돌아다니며 여행자들을 반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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