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으로 떠난 일출여행(2)

 

그 너머로 맑은 쪽빛의 바닷물이 출렁거리고 있었고, 가끔 솟아있는 작은 바위 위에 갈매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습니다. 등대 앞쪽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2000년 1월 1일 행사를 위해 한창 준비중 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바다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맑은 날 이곳에서 일출을 본다면 정말 환상적인 일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 등대는 1903년 건립된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등대라고 합니다. 그곳에 근무하시는 분에게 인사를 하고 등대가 있는 정원에 들어 갔습니다. 하얀색의 등대가 높이 솟아 있었고 그 주변을 잔디가 예쁘게 둘러 싸고 있었습니다. 잘 가꾸어진 모습이었습니다. 등대와 부속건물들이 모두 환한 하얀색으로 단장되어 있었습니다.

그 하얀빛 사이로 보이는 쪽빛 바다와 그 건물들이 참 잘 어울렸습니다. 문득 그 아름다운 등대를 지키는 그 하얀색보다 더 고운 등대지기의 마음이 생각났습니다. 현석이와 다솜이에게 등대를 지키는 아저씨들이 얼마나 어렵게 일을 하시는지 알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등대지기의 노래도 함께 불렀습니다. 참 거기에 우리나라 유일의 등대박물관이 있었는데 그때는 공사중이어서 볼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우린 구룡포로 향했습니다. 구룡포는 우리나라 제일의 오징어 어업기지입니다.
바다에는 커다란 등불을 몇십개씩 매달은 오징어 배들이 잡아온 오징어의 하선을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고, 전국 각지에서 온 산오징어 수송용 차량들도 그 오징어를 옮기느라고 쭉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배들은 오징어로 꽉 차 있었습니다. 현석이와 다솜이는 아주 신기한 눈으로 그 배들을 구경하였습니다. 배가 고팠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먹지 못하였던 우리 가족은 항만의 한쪽에 있는 간이 매점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아침대신 샌드위치와, 삶은 계란과, 어묵을 먹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구룡포 해수욕장으로 이동 하였습니다. 구룡포 해수욕장은 백사장의 길이가 400여m에 불과한 아담한 해수욕장이지만 맑은 바닷물과 동해의 다른 해수욕장과 달리 수심이 깊지 않은 곳입니다. 그곳에는 엠티온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남,녀 학생들이 게임을 즐기며 싱그러운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우리가족은 그곳에서 바다물을 따라 걷기도 하고 모래에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모래성을 만들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놀다가 우리는 풍선을 가지고 배구를 하였습니다. 제가 둘째인 다솜이가 한편이 되고, 집사람과 현석이가 편이 되어 시합을 했습니다. 땀을 흘리면서 참 열심히 놀았습니다. 가끔씩 아이들과 이런 시간들을 갖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결심도 했는데 잘 지킬 수 있을지는.....
아주 포근한 늦가을 바다가에서 한적한 시간을 갖은 우리 가족은 계획대로 주왕산을 향해 이동 하였습니다. 주왕산은 집사람과 제가 연애시절에 한번 갔던 곳입니다. 제가 다닌 산중에서 가장 아기자기한 산 이었고요. 이번 여행 계획을 하면서 시간에 따라 주왕산을 들리거나 안동 하회마을을 들릴 계획이었는데 그때까지의 시간 진행으로 계산해서는 주왕산을 들리는것도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주왕산 입구에서 그 계획에 착오가 생겼습니다. 관광객이 너무 많이 몰려 주차장까지의 진행이 늦어지고 있었습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1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를 한시간 정도나 걸려 도착하였습니다. 주차장이 있는 입구에서 우선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이 중요 하였습니다. 산채비빔밥을 시켜 맛있게 먹었습니다. 차량의 정체로 계획에 많은 차질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우리 계획의 가장 큰 착오는 지난번 다녀갔던 때만을 기억하고 제3폭포까지 조금만 걸으면 될것으로 예상하였는데, 현재의 매표소는 그때보다 한참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어 제3폭포 까지도 왕복 3시간은 걸린다는 말이었습니다. 우리 계획은 한시간 이었는데.....

저와 집사람만의 여행이 면 그길이라도 등산을 포기할 수 없지만 여덟살, 다섯 살의 아이들이 함께 동행하는 경우라면 문제가 좀 되겠죠?. 어쩔수 없이 우린 주왕산의 등행은 포기하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그 아기자기한 주왕산을, 그것도 아직은 단풍이 남아있을 환상적인 모습을 코앞에 두고 돌아서야 하는 제 마음이 얼마나 아쉬웠는지는 여러분도 상상은 되죠?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안동이었습니다. 하회마을을 들리기 위해서 였습니다. 저는 그곳에 들렸던적이 있지만 제 집사람과 아이들은 가본적이 없는 곳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오랜시간을 보낼수는 없지만 그냥 들려 보기라도 할 생각이었습니다. 하회마을에 도착한 시간은 땅거미가 지고있는 오후 5시였습니다.

이미 관광객들이 대부분 빠져나간 일요일의 늦은 오후여서 좀 한가한 편이었습니다. 마을을 한바퀴 돌아보며 현석이 다솜이와 옛 조상들이 살던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마을 한쪽에 마련된 그네도 즐기고, 널뛰기도 함께 하였습니다. 마을을 돌아나가는 강물을 보며 강변을 걸어서 마을을 돌아보는 일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좀 이른 시간에 도착하였다면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더 세심하게 살펴보았을 테지만 그럴 수 없어 좀 아쉽기는 하였습니다. 저녁은 그곳의 전통 음식인 헛제사밥으로 했습니다. 제사를 모신 뒤 동네 사람들이 음식을 나누어 먹던 전통에서 나온 헛제사밥은 참 특색 있었고 맛도 좋았습니다.

저녁식사후 안동에서 대전까지 상주와 옥천의 국도를 이용하여 이동하였습니다. 밤 9시 30분 대전에 도착하여 우리 가족여행의 모든 일정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참. 포근한 늦가을의 날씨에 호미곶과, 구룡포를 거쳐 주왕산과 안동을 다녀 온 여행.
일출을 못본것과 주왕산에 오르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맑은 바닷물이며, 파란하늘과 어울리는 하얀 등대, 해안을 따라도는 해변도로의 드라이브도 좋았고 안동 하회의 저녁모습도 아름다운 추엌으로 남기기에 충분했습니다. 참 즐거운 가을여행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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