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과 법성포 여행...(3/3)

3. 일곱 산이 떠있는 칠산 바다, 불교 첫 전래지 불갑사...

  법성포를 나와 영광으로 향했다. 여행 정보를 찾으며 칠산바다를 보기 좋은 백수 해안도로의 드라이브길을 기억해 두었었다. 굴비가 많이 잡혔던 칠산바다는 바다앞쪽의 섬 이름이 일산도, 이산도,삼사도... 칠산도까지 일곱 산 이름의 섬이 있다는 바닷가다. 만든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칠산 바다의 해안도로는 바다를 보는 경치가 마치 동해안 7번 국도 같았다.

칠산바다를 따라 차를 모는 사이 아이들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 사이 염전에 들렸다. 겨울이 되면 증발량이 줄어 염전은 내년 봄까지 작업을 쉬게 된다. 작업이 없는 염전은 한가하다. 그 한가함이 여행객의 눈에는 넉넉함으로 보인다.

사실 이 넉넉함은 착시일지 모른다. 지난해 잦은 비로 소금농사가 무척 힘들었었다. 언제나 그렇듯 여행객은 스쳐 지나갈 뿐이다. 이런 이유로 가끔 아이들과 함께 해보는 체험도 허위일수 있다. 하지만 그 작은 체험이라도, 잠시동안 맛보는 그 느낌이라도 해보지 못한 것과는 다르리라는 생각에 그 체험의 가치를 부여해본다.

그런 생각을 하며 염전을 빠져 나와 불갑사로 향했다. 영광군 불갑면 모악리에 자리잡은 불갑사는 삼국시대 백제에 불교를 처음으로 전한 인도의 마라난타가 최초로 만든 사찰이다. 마라난타가 상륙한 곳이 법성포였으며, 법성포의 백제시대 지명은 아무포였다. 아무포란 지명도 나무아미타불의 음을 함축적으로 포함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한시간 정도 푹 잠을 잔 아이들을 깨웠다. 절집에 들어가기 전, 일주문 주변의 울창한 나무들을 보더라도 오랜 전통의 절집이다. 하지만 절 집 안은 그리 크지 않다. 더욱이 절집의 건물 중에 가장 유명한 대웅전(보물 제 830호)은 공사중이어서 볼 수 없었다. 그 대웅전은 단청을 칠하지 않은 멋진 모습이 유명한 곳인데 아쉬웠다. 불갑사를 돌아본 것으로 이번 여행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고창과 영광을 돌아보고 대전으로 향하는 길,  바람이 차다. 겨울이 깊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