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인제 이글루 캠프...(3/3)

3. 빙어낚시와 얼음조각...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잡았을까 궁금했다. 주변을 돌아보니 많이 잡은 분들도 있다. 낚시 잘하는 요령을 여쭤보니, 빙어 낚시는 가만히 놔두면 잘 잡히지 않는단다. 미끼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살살 흔들어 줘야 한단다. 그분의 손놀림을 보니 예사 솜씨가 아니었다.

그중 한 가족은 30마리도 넘게 잡았다. 초고추장을 옆에 두고 잡은 빙어를 먹으며 소주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이렇게 많이 잡았어요?”놀라 물으니 직접 잡은 것은 열 마리 정도고 나머지는 사서 넣은 것이란다. 차가운 얼음물에 넣어둔 채 먹으면 맛이 더 좋단다.

한 마리 먹으라고 권했다. 파닥거리는 빙어 한 마리를 초고추장에 찍어 입에 넣었다. 빙어가 입안에서도 파닥인다. 먹으면서도 잔인하다는 생각을 했다. 돌아와 배운 대로 낚시줄을 살살 흔들어 주었다.

얼마를 흔들었을까? 낚시줄을 흔드는 손의 느낌이 조금 다르다. 쭉 끌어올려보니 빙어 한 마리가 매달려 있다. 신기하고 반갑다. “이젠 잘 되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줄을 넣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시간 낚시에 빙어는 겨우 두 마리다.

빙어 낚시가 지루해질 즈음. 이글루 캠프로 돌아가 얼음조각 체험에 참여했다. 네모난 얼음을 받은 뒤, 조각칼로 다듬어 얼음컵을 만들었다. 어린이 체험으로 마련된 행사지만 얼음을 다듬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 조각칼을 사용하는 위험도 있지만 힘이 많이 드는 작업이었다. 대부분 아빠, 엄마들이 도와주어 예쁜 컵을 완성했다.

오후 2시. 얼음 조각 체험을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그동안 간간히 내리던 눈의 양이 조금씩 많아지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멀어 서둘러 출발했다. 인제에서 홍천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의 한 식당에서 막국수로 점심식사를 한 뒤 대전으로 향했다. 

눈길이 조금 있었지만 길이 밀리지는 않았다. 저녁7시. 집에 도착하니 편안하다. “역시 집이 제일 좋아...”가족들 모두 한마디씩이다. 어쩌면 여행은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집이 가장 편하고 아늑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