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 아름다운 보길도...(3/3)

세연정과 망끝 전망대...

바닷가를 나와 세연정을 찾았다. 세연정의 역사는 따져 볼 것도 없이 그저 그곳의 아름다움에 빠져 들었다. 그곳에는 동백이 절정이었다. 반짝이는 나뭇잎이며 환하게 핀 꽃... 그리고 이미 목을 부러뜨리고 지고 있는 꽃까지... 더욱이 그 꽃들이 물에 떠 있었고, 물을 따라 흘렀고, 물이 멈추는 곳에서는 물을 따라 멈춰 있었다. 세연정은 보길도의 곳곳에 나눠있는 윤선도의 유적중에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세연정은 신발만 벗으면, 누구라도 정자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해두었다. 그건 정말 맘에 든다. 그 멀리까지 갔는데... 세연정에 올라서 윤선도 흉내라도 한번 내야지... 꼭 그것뿐만이 아니라... 목조 건물의 경우에는 올라가지 못하게 하는 것보다 올라가도록 하고, 사용하게 하는 경우가 더 깨끗하게 유지 되는 것 같다.

여유있게 세연정을 둘러보고, 다른 유적지들은 그냥 지나쳤다. 다른 유적지를 돌아보는 것은 다음 여행으로 미뤄둔 것이다. 가끔 사람들은 학습을 하듯 여행지를 찾는다. 꼼꼼히 미리 정보를 찾고, 다른 사람들의 느낌을 엿보고, 여행지에서도 샅샅이 그곳을 돌아보고... 하지만 우리가족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다시 찾을 곳이기 때문이다. 보길도 역시, 다시 찾을 것이다. 물론, 다시 찾는 것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일 것이다.

세연정에서 나와 망끝 전망대까지 드라이브를 했다. 30분정도 아름다운 바다 경치가 이어졌다. 그 사이 아이들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망끝 전망대에서는 뽀족산을 볼 수 있다. 산 정상까지 오르는데 40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언젠가는 그 산에 올라야겠다. 바다 전망이 아주 좋을 것 같았다.

망끝 전망대에서 선착장으로 돌아 나왔다. 식당에서 전복회 한 접시와 매운탕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그리고 배를 타고 완도로 향했다. 완도에서는 라마 해신 촬영장을 둘러본 뒤 여행 일정을 모두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