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과 외도 여행...(4/4)

외도에서 나오는 길...

그리 오랜 시간이 아니어도, 진한 바다에 현기증이 느껴진다. 시계를 보았다. 벌써 한 시간이 흘렀다. 이제 섬을 내려가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전망대를 지나 카페를 지났다. 커피향기 기가 막히다. 그 카페에서 차 한잔을 마셨던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카페를 지나면서 내리막길이다. 바다 경치를 보기가 좋다.

천천히 걸어 천국의 계단에 이르렀다. 울창했던 그곳이 조금 썰렁해졌다. 그곳 역시 태풍 피해가 많았던 곳 인가보다. 하지만 새로운 식물들이 자라기 했으니, 시간이 지나면 다시 멋진 경치가 될 것이다. 선착장이 보이는 바다 전망대에서 배를 기다렸다. 1시간 20분쯤 걸려서 섬 여행을 마친 셈이다.

배는 약속된 시간에 들어왔다. 배가 도착하고 기다리던 사람들이 배로 올랐다. 사람들이 승선을 마치자 바로 출발했다. 20분쯤 지나 와현에 도착했다. 배에서 내려 승용차로 가면서 신선한 해물을 파는 좌판을 만났다. 홍삼(붉은 색을 띄는 해삼)은 그동안 별로 보지 못했던 것 같다. 한 마리 가격이 4만원이나 했지만, 큼직해서 먹을 만 해 보였다.

해삼 한 마리를 잡았다. 소나무가족, 바윗돌 가족의 아이들은 별 흥미가 없다. 하지만 현석이와 다솜이는 나무 젓가락을 들고 해삼을 기다렸다. 쫄깃한 맛이다. 전복맛과 비슷하다.(우리도 전복 회 같은 것 자주 먹지 못한다...지난 3월의 보길도 여행에서 처음 맛봤었다)

점심시간이 늦었다. 늦어도 한참을 지났다. 일행들이 배고픔을 호소한다. 내 여행 스타일이 이런 거 원래 알지만... (일정 우선, 식사 나중) 늦어도 너무 늦었다. 식사 메뉴를 물었다. 우리 가족이야 아무거나 잘먹지만 다른 가족들, 특히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듯 했다. 이번 여행 일정의 마지막 식사인데, 다른 가족 눈치도 좀 봐야겠다는 생각에 원하는 메뉴를 먹을 생각이었다.

아이들을 생각해서 자장면이나 칼국수 정도를 생각했다. 칼국수는 그렇다 쳐도 바닷가에서 자장면이라... 하긴 어떤가. 자장면, 칼국수 이런 것들은 어디가나 기본은 하지 않던가? 와현에서 나와 학동을 향했다. 그쪽은 관광지로 잘 발달된 곳이니 자장면 집 한곳은 있겠지... 그런 생각이었다.

학동 해변 끝에 차를 세우고, 적당한 집을 찾았다. 하지만 중국집이 보이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칼국수와 퓨전요리를 한다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가격이 좀 비싸다. 칼국수 한 그릇에 6천원... 이런저런 음식을 같이하는 곳이니, 칼국수가 주 종목일 것 같지 않아보이는데 그 가격이면 너무 비싸다.

13명의 일행중... 학동 해변의 몽돌밭을 걷고 오느라 늦은 바윗돌 가족 5명을 제외하고, 8명이 자리를 잡았다가 양해를 구하고 식당에서 되돌아 나왔다. 그리고 다시 한참을 걸어 또 한곳의 칼국수 집으로 갔는데, 허걱, 거기는 문조차 열지 않았단다. 일행들의 살벌한 눈초리가 느껴진다.

이런 때는 땀난다. 어떻든 학동에서는 식사 인연이 아닌가보다. 차를 몰고 시내쪽으로 향했다. 그러다 찾은 곳이 거제면... 그곳에서 중국집으로 들어갔다. 초등학교 5학년 영진이도 자장면 곱빼기... 거기에 탕수육과 군만두 추가란다. 어떻든 자장면 짬뽕을 골고루 시켜 배부르게 먹었다. 일행들의 눈에서 살기가 좀 가셨다.

이렇게... 오후 4시에 점심 먹은 기록을 적자니... 내 스스로도 좀 그렇다. 어떻든 밥 잘 먹고, 더욱이 한 끼 밥값은 절약했다. 해변도로를 조금 타고 거제를 돌아 나왔다. 통영을 거쳐, 사천으로 그리고 대전으로... 물론 돌아오는 길에 덕유산 휴게소에서 일행들과 음료수 한잔하며 해단식을 갖었다. 모처럼 세 가족이 함께 했던 여행은 이렇게 모두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