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마을에서의 하룻밤...(3/3)

너와마을을 돌아보며...

이번 여행은 그런 바람이 이루어진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밤 잠을 자면서 하늘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하룻밤 묶은 곳이 너와집이 확실했지만, 현대식으로 개량을 한 것 이어서 별은 볼 수 없었다. 중요민속자료 33호로 지정된 너와집은 마을 끝 자락에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가 찾은 집에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았지만, 둘러보는 것은 자유로웠다.

집안에 들어가 별을 볼 수 있는지 먼저 살펴보았다. 별을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방에서 별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고, 정지나 마루, 마구 등에서는 별빛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곳 에서도 아무데서나 별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고, 연기가 나갈 수 있도록 만든 까치구멍이나 나무가 마주 닿으며 생긴 작은 틈으로 별빛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정도 틈으로도 한여름에는 멋진 별빛을 볼 수 있으리라. 언젠 가 기회가 되면 너와집 마루에서 하룻밤 자 볼 생각을 했다.

너와집에서 나와 마을의 물레방아를 보러갔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계곡 옆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이들은 물레방아 보다는 마을 계곡을 가로지르는 쇠다리가 더 신기하단다. 영화 ‘인디아나존스’에 나와도 어울릴 모습이다. 쇠줄도 녹이 잔뜩 슬은 채였고, 다리 바닥을 덮은 얇은 철판도 무척 낡아 있었다. 걷다보면 구멍이 펑 뚫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다리 아래쪽 풍경도 만만치 않다. 꽤 깊은 계곡 아래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이들은 건너지 못하고 주춤거렸다. 엄마가 씩씩하게 앞서 나갔다. 아이들도 씩씩한 엄마를 따라 다리를 건넜다. 한번 다리를 건넌 아이들은 몇 번이나 오가며 모험(?)을 즐겼다.

다리 건너기가 지루해 질쯤 물레방아를 돌아봤다. 그것으로 마을에서의 일정을 끝내고, 마을을 빠져 나왔다. 가파른 고개를 세 번이나 넘어 어렵게 찾은 때문일까? 아니면 여행자를 헤매게 한 미안함에 더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었던 마을 분들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언제가 다시 찾아 별을 보며 하룻밤 지낼 생각을 했던 때문일까? 하루를 머물렀던 마을치고는 정이 많은 들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마을에서 나온 뒤 환선굴과 죽서루를 돌아보고, 여행을 마쳤다.